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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아

순아 내 사랑하는 동생, 둘도 없는 내 귀여운 누이 내가 홀홀이 집을 떠날 제 너는 열 여섯의 소녀. 밤벌레같이 포동포동하고 샛별 같은 네 눈, 내 어찌 그 때를 잊으랴. 순아 […]

아버지의 창앞에서

등짐지기 삼십리길 기어 넘어 가쁜 숨결로 두드린 아버지의 창 앞에 무서운 글자있어 ‘공산주의자는 들지 말라’ 아아 천날을 두고 불러왔거니 떨리는 손 문고리 잡은 채 물끄러미 내 또 무엇을 생각해야 하는고 […]

곡(哭)

아들따라 손주놈들 앞뒤에 주렁주렁 거느리고 서울메누리 앞세우고, 날만 따스해지면 남산공원으로 동물원으로 화신상회로 나들이 실컨 서울구경을 하시겠다는 어머니. 태백산 밑에서 나서 태백산 밑에서 여쉰 환갑투룩 밭갈기와 산에 산나물 이름 섬기기와 호박국에 […]

병에게

어딜 가서 까맣게 소식을 끊고 지내다가도 내가 오래 시달리던 일손을 떼고 마악 안도의 숨을 돌리려고 할 때면 그때 자네는 어김없이 나를 찾아오네. 자네는 언제나 우울한 방문객 어두운 음계(音階)를 밟으며 불길한 […]

어느날 고궁을 나오면서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저 왕궁(王宮) 대신에 왕궁의 음탕(淫蕩) 대신에오십 원짜리 갈비가 기름 덩어리만 나왔다고 분개하고옹졸하게 분개하고 설렁탕집 돼지 같은 주인년한테 욕을 하고 옹졸하게 욕을 하고한 번 정정당당하게붙잡혀 간 소설가를 […]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4· 19가 나던 해 세밑 우리는 오후 다섯 시에 만나 반갑게 악수를 나누고 불도 없이 차가운 방에 앉아 하얀 입김 뿜으며 열띤 토론을 벌였다 어리석게도 우리는 무엇인가를 정치와는 전혀 관계 […]

마샬군도의 하느님

수천 년 섬에서 살아온 원주민들과는 상관없이 그들은 섬을 처음 발견했다고 한다. 처음 발견한 사람이 이름을 붙여 태초의 말씀이 마샬군도였다. 창세기 어둠과 혼돈으로부터 빠져나와 미해군 지도 위에 섬을 표시하는 점이 찍히고, […]

소학령(巢鶴嶺)

【줄거리】 몰락한 시골양반의 아들 강한영이 노령 추풍에 농촌 노동자로 떠난 다음 그 가족이 남편을 찾아 노령으로 들어가는 파란 만장한 과정을 그린 것으로 되어 있다. 경기도 양주군에 사는 홍씨부인은 어린 아들 […]

어느날 고궁을 나오면서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 저 王宮 대신에 王宮의 음탕 대신에 五十원짜리 갈비가 기름덩어리만 나왔다고 분개하고 옹졸하게 분개하고 설렁탕집 돼지같은 주인년한테 욕을 하고 옹졸하게 욕을 하고 한번 정정당당하게 붙잡혀간 소설가를 […]

너무도 슬픈 사실

날더러 진달래꽃을 노래하라 하십니까 이 가난한 시인더러 그 적막하고도 가녈픈 꽃을 이른 봄 산골짜기에 소문도 없이 피었다가 하로 아침 비비람에 속절없이 떨어지는 그 꽃을 무슨 말로 노래하라 하십니까 노래하기에는 너무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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