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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희(趙明熙)

1894년 충북 진천 출생. 호는 포석, 필명은 목성, 적로. 중앙고보를 다니다가 1914년 중퇴했다. 1919년 3.1운동에도 참가하여 몇 달 동안의 구금 생활을 한 바 있으며, 그 해 겨울 일본에 건나가 동양대학 […]

가지마셔요

그것은 어머니의 가슴에 머리를 숙이고, 아기자기한 사랑을 받으려고 삐죽거리는 입술로 표정하는 어여쁜 아기를 싸안으려는 사랑의 날개가 아니라 적의 깃발입니다. 그것은 자비의 백호광명이 아니라 번득거리는 악마의 눈빛입니다. 그것은 면류관과 황금의 누리와 […]

산제비

남국에서 왔나, 북국에서 왔나, 산상(山上)에도 상상봉(上上峰), 더 오를 수 없는 곳에 깃들인 제비. 너희야말로 자유의 화신 같구나, 너희 몸을 붙들 자(者) 누구냐, 너희 몸에 알은 체할 자 누구냐, 너희야말로 하늘이 […]

님의 침묵

1926년 회동서관에서 간행한 시집. 【해제】 만해(萬海) 한용운(韓龍雲)은 생전에 단 한 권의 시집 『님의 沈默』(匯東書館,1926)을 상재하였다. 이 시집에는 모두 88편의 시들이 실려 있는데 ‘당신을 보았습니다’, ‘논개의 애인이 되어서 그의 묘에’와 같은 […]

고대(苦待)

당신은 나로 하여금 날마다 당신을 기다리게 합니다. 해가 저물어 산 그림자가 촌집을 덮을 때에, 나는 기약없는 기대를 가지고 마을 숲 밖으로 가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소를 몰고 오는 아이들의 풀피리는 제소리에 […]

순아

순아 내 사랑하는 동생, 둘도 없는 내 귀여운 누이 내가 홀홀이 집을 떠날 제 너는 열 여섯의 소녀. 밤벌레같이 포동포동하고 샛별 같은 네 눈, 내 어찌 그 때를 잊으랴. 순아 […]

아버지의 창앞에서

등짐지기 삼십리길 기어 넘어 가쁜 숨결로 두드린 아버지의 창 앞에 무서운 글자있어 ‘공산주의자는 들지 말라’ 아아 천날을 두고 불러왔거니 떨리는 손 문고리 잡은 채 물끄러미 내 또 무엇을 생각해야 하는고 […]

곡(哭)

아들따라 손주놈들 앞뒤에 주렁주렁 거느리고 서울메누리 앞세우고, 날만 따스해지면 남산공원으로 동물원으로 화신상회로 나들이 실컨 서울구경을 하시겠다는 어머니. 태백산 밑에서 나서 태백산 밑에서 여쉰 환갑투룩 밭갈기와 산에 산나물 이름 섬기기와 호박국에 […]

병에게

어딜 가서 까맣게 소식을 끊고 지내다가도 내가 오래 시달리던 일손을 떼고 마악 안도의 숨을 돌리려고 할 때면 그때 자네는 어김없이 나를 찾아오네. 자네는 언제나 우울한 방문객 어두운 음계(音階)를 밟으며 불길한 […]

어느날 고궁을 나오면서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저 왕궁(王宮) 대신에 왕궁의 음탕(淫蕩) 대신에오십 원짜리 갈비가 기름 덩어리만 나왔다고 분개하고옹졸하게 분개하고 설렁탕집 돼지 같은 주인년한테 욕을 하고 옹졸하게 욕을 하고한 번 정정당당하게붙잡혀 간 소설가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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